대화록 Q&A
균형을 맞출 줄 아는 시디 복전생

3학년이 된 지금, 나는 무척 바쁘고 피곤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학교만 다녀도 벅찬 나와 달리, 아르바이트와 판화 및 시디를 전공하고 있는 복수전공생 정아가 대단해 보인다.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학업과 라이프스타일 사이에서 적정한 균형을 찾아보려고 한다.
파도를 타는 숙련된 서퍼와 같은 그녀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
Q1.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홍익대학교 21학번 판화과와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23살 송정아입니다. 이번 학기에 시각디자인과 학점을 채우기 위해 조형관보다 홍문관 7층에 자주 드나들고 있습니다. 은제랑은 고등학교 때부터 본 사이고 정시 입시도 같이 해서 거의 24시간 내내 붙어 다녔습니다. 현재는 서로 과에 대한 정보나 작업에 대한 피드백도 주는 사이입니다!


Q2. 제 웹사이트 자기소개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

은제를 알고 지낸지 6년이나 됐는데 은제 이름이 부모님 성함에서 하나씩 떼 왔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초면에 은제를 은재로 적어서 은제가 화냈던 일화가 생각납니다.


Q3. 삶에 대한 만족도(1~5까지로 나눈다면)

3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길을 조금 돌아가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루고자 하는 방향에 따라서 열심히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서 적당히 만족은 하고 있지만 이상향이 높고 아직 이에 도달하 못하는 점 때문에 2점 깎았습니다.



Q4. 복전생으로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가

2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버거움인데, 아무래도 두 가지 전공을 함께 공부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내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가끔 혼란스럽습니다. 시간 분배를 잘 못하면 저번 학기처럼 판화 작업에 집중을 못할 때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외로움입니다. 사실상 저는 이미 지난 2년 동안 판화과에서 공동체를 형성했고 판화과 동기들과 더 친합니다. 특히 판화과는 소수과로 20명 내외라서 가족처럼 돈독한 분위기 속에서 생활했습니다. 갑자기 2학년 2학기에 이미 형성된 시각디자인과 공동체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들어갈 틈이 좁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간에 들어오니 아는 사람도 적고 낯도 가려서 이런 현상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금 외롭습니다. 2학년 수업에 혼자 타과생 3학년으로 앉아 있으면 많이 쓸쓸합니다. 그래도 20,21 학번 시각디자인과 친구들과 고등학교 동기들이 있어서 그 외로움을 잘 채우고 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저랑 친해져요!


Q5. 복전생의 장점

장점도 2가지입니다. 첫째, 싫증나면 다른 전공할 수 있습니다. 시각디자인을 하다가 지친다면 판화 작업을 꺼내 개인 작업을 합니다. 개인 작업은 내 맘대로 해도 아무도 뭐라 안해서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판화를 하다가 육체 노동과 창작의 고통으로 인해 지친다면 디자인 작업하면 됩니다. 디자인은 어느 정도 정해진 범위가 있어서 판화 작업의 창작의 고통을 느낄 때 비교적 더 편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요즘은 디자인이 더 재미있어서 잘 바꾸지는 않습니다.
둘째,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 전공에만 있었다면 몰랐을 사실, 사람들과의 인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에 귀찮음을 느낄 때도 있으나 보는 눈이 넓어지기 때문에 다 감수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Q6. 알바생으로서의 삶

일단 작년까지 베린(베스킨라빈스 초보자)이였던 저는 2022년 12월부터 아동 미술학원 선생님으로 돌아왔습니다. 요즘은 주 2회만 가고 방학보다 담당하는 아이들 수가 줄어서 힘들진 않습니다. 아마 이런 삶이 익숙해져서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되돌아보니 익숙해진 것 확실히 맞습니다. 학생들이 오면 스몰 토크도 하면서 학교생활도 듣고 애들과 재밌게 수업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최근 저의 힐링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랑 말을 하면 헛소리도 하고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 좋기도 합니다. 이것이 제가 아르바이트를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요?


Q7. 일과 학업과 라이프스타일의 밸런스를 맞추는 방법

저는 나름대로 밸런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항상 주변인들은 이 정도가 워라밸을 지키다고 하네요. 그래도 늘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년보다는 밸런스를 맞춘 느낌인데, 그 이유는 하루에 여러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월화수에는 수업과 과제만 합니다. 금토에는 알바와 남은 과제를 하고, 남은 목요일에는 집에서 쉬거나 과제를 하거나 친구를 만납니다. 무조건 하루 정도는 머리를 비우는 활동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기에 월화수에 밤새는 일이 많지만 이게 몸에 익었습니다. 작년에는 수업을 갔다가 알바도 가고 공강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 어떤 변수가 언제 생겨버릴지 모르는 ‘판화' 작업 때문에 지쳐버린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대학생이라면 공강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쉬는 날이 일주일을 버티게 하는 힘인 것 같습니다.


Q8. 앞으로의 계획

일단 3,4월에 들었던 영어학원 프로그램이 끝나서 5월부터는 혼자서 토플공부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위한 어학점수를 방학 때 준비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제 업보를 청산해야 합니다. 복전생에게 1년 휴학은 사치이지만 2학기에는 한 학기 휴학하면서 좀 쉬어갈 예정입니다. 휴학은 제 23년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Q9.최근에 가장 흥미로웠던 일, 혹은 관심사

할리우드 가십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틈틈이 카다시안 패밀리 리얼리티쇼 보는 걸 좋아하는데 최근에 넷플릭스에 시즌 12가 나와서 다시 보고 있습니다. 이 가족은 참 논란도 많고 탈도 많지만 참 재미있습니다. 엄마는 저런 프로그램을 왜 보냐고 싫어하시지만 그들의 사치스럽고 무지하면서도 끈끈한 가족임을 보여주는 모습이 재밌있게 느껴져서 꾸준히 보고 있습니다.


Q10.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

휴학하고 싶습니다. 휴학할 것이지만 지금 당장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남들이 다 학교 가는 평일에 여행을 가는 그 쾌감을 느껴 보고 싶습니다.

  그만두기